니어 연대기 19 — 9S의 눈과 쓰러뜨린 적들의 기억
이 글의 목차
9S의 눈으로 다시 본 전쟁, 쓰러뜨린 적들의 기억
스포일러 안내: B루트의 시작과 해킹 시점, 보부아르의 기억, 숲의 왕국과 그륀의 과거를 다룹니다. B루트는 A엔딩 뒤에 같은 사건이 세계 안에서 모두 다시 일어나는 새 전쟁이 아니라, 앞선 시간을 다른 시점에서 다시 보여 주며 정보를 보완하는 구성입니다.

1. 검 대신 양동이를 든 작은 몸
A엔딩을 본 저장 데이터로 이야기를 이어가면, 처음 조작하게 되는 것은 2B도 9S도 아니다. 작은 기계가 움직인다. 곁에는 움직이지 않는 다른 기계가 있고, 작은 기계는 그를 형이라고 부른다. 그는 형을 다시 움직이게 하려고 오일을 구해 나르려 한다. 방금까지 이브를 쓰러뜨리고 동료를 잃었다 되찾은 이야기에서, 시점은 이름 없는 적처럼 보였던 작은 몸의 일로 돌아간다.
그 작은 몸으로 오일을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양동이를 찾아 액체를 담고 돌아가야 하는데, 평소 안드로이드처럼 장애물을 가볍게 뛰어넘으려 하면 오일이 쏟아진다.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작은 높이가 이번에는 큰 방해가 된다. 플레이어는 빨리 달려 목표를 처리하던 습관을 멈추고, 기계가 가진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양동이를 든 프리드리히에게 중요한 것은 형 아우구스트가 다시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형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정확히 알고 완벽한 수리 계획을 수행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자기 나름대로 알고 있는 도움을 해 보려 한다. 오일을 한 번 쏟으면 번거로운 길을 되돌아가야 하지만, 그 행동을 포기하면 형을 위해 할 수 있다고 믿는 일도 멈춘다.
프리드리히가 오일을 가져와 부어도 형은 일어나지 않는다. 작은 몸이 믿고 반복한 도움이 고장 난 형을 되살리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 모습을 9S가 본다. 그는 기계 사이의 형제라는 관계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드러낸다. 플레이어는 이미 그 작은 몸으로 느리게 걸으며 형에게 돌아가려 했지만, 장면에 들어온 9S는 그 시도를 바깥에서 바라본다. 그가 냉정하게 말하는 대상은 방금까지 플레이어가 움직였던 존재다. 9S가 적에 관해 가진 설명과 다른 몸으로 수행한 작은 행동이 처음부터 부딪친다.
2. 해안 공장의 다른 쪽에 있던 9S
이후 조작은 9S에게 넘어간다. 시간은 2B와의 해안 공장 작전으로 돌아가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날 때까지 9S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쪽의 길을 보게 된다. 그는 스캐너형으로서 현장의 장치와 적을 분석하고 해킹한다. 2B가 동료들을 잃고 공장 안을 돌파하는 동안, 다른 위치에서 정보를 얻고 지원하는 전투원이 따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9S는 2B와 같은 방식으로만 싸우지 않는다. 물리적인 공격도 하지만, 적의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 통제를 무너뜨리는 능력이 중요한 수단이다. 플레이어는 적의 몸을 겨누다가 데이터 공간 안으로 들어가 장애물과 방어를 넘는다. 해킹에 성공하면 적을 폭발시키거나, 조건에 따라 그 몸을 다른 방식으로 조종할 수도 있다. 같은 기계의 외형이 파괴할 표적이자 잠시 빌릴 수 있는 몸으로 달라진다.
해킹은 단지 전투를 빨리 끝내는 기술만으로 쓰이지 않는다. 몸의 바깥에서 볼 수 없었던 기록에 접근할 길이 열린다. 2B의 시점에서는 공격의 형태와 말소리만 보고 지나갔던 상대에게, 그 행동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원인을 알게 된다고 이미 벌어진 전투의 피해나 죽음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플레이어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정보가 달라진다.
블랙박스 폭발과 벙커에서의 재회도 그 관점 안에서 이어진다. 9S가 2B의 기억을 먼저 보내고 자신의 최근 데이터를 충분히 보내지 못한 선택은 상대를 모르는 척하려는 연기가 아니다. 같은 장면의 앞뒤를 9S 쪽에서 보아야 왜 그가 기억을 잇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2B가 기억하는 경험을 그때의 9S에게 그대로 돌려줄 방법이 없었다는 공백이 남는다.
3. 보부아르가 자기 몸을 바꾼 과정
유원지에서 보부아르와 다시 싸우면, 이번에는 그녀가 아름다움을 얻으려 했던 기억이 구체적으로 열린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했고, 그 방법을 아름다운 모습에서 찾았다. 다른 기계에게서 들은 생각과 인간에 관한 자료를 따라 자기 외형을 바꾸어 간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이미 완성된 답을 가진 채 무대에 서 있던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보석과 장식을 구하고 자기 몸을 꾸민다. 위험을 감수해 물건을 얻는 동안 몸이 손상되어도 그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안드로이드를 먹으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소문에도 매달리고, 다른 기계까지 먹는다. 자신이 느끼는 불쾌함을 견디면서도 그것을 아름다움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 가고, 노래까지 익힌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가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자신을 바꿀 능력이 있다고 해서 다른 존재의 관심까지 같은 방식으로 바꿀 수는 없다.
사르트르를 향한 기대가 무너질수록 그녀는 더 많은 변화를 쌓아 간다. 마침내 무대에서 보았던 거대한 몸에는 얻고 싶었던 시선과 끝내 얻지 못한 관계가 함께 남는다. A루트에서 그 몸은 죽기 직전이면서 블랙박스 신호가 남은 안드로이드들까지 붙잡아 유인과 공격에 이용하는 위험한 적이었다. B루트는 그 위험을 지우지 않은 채, 그녀가 왜 그런 몸이 되었는지를 뒤늦게 보여 준다.
여기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과 타인을 해치는 행동을 한 덩어리로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녀가 훼손하고 이용한 안드로이드들에게도 자기의 삶이 있었다. 이미 죽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살아 있는 몸도 고통 속에 붙잡혀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시선 하나를 얻기 위해 그 몸들이 수단으로 쓰였다. 다른 한편 그녀의 고통을 아무 의미 없는 출력 오류로만 치워 버리면, 적을 쓰러뜨린 뒤에야 열린 기억을 읽은 경험도 남지 않는다. 게임은 그 두 사실을 함께 견디게 한다.
4. 왕국이 아기에게 맡긴 기억
숲의 왕국으로 다시 가는 길에는 기계들이 공동체를 만들던 과거가 덧붙는다. 왕 에른스트와 그를 따르던 이들은 땅을 자기들의 장소로 삼고 삶을 이어 갔다. 두 병사 앞에서 방패와 창을 들던 병사들이, 처음부터 완성된 성과 군대에 배치된 익명의 부품으로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충성 앞에 함께 살아온 역사가 있다.
첫 왕이 사라진 뒤 남은 기계들은 그 기억을 다음 존재에게 이어 주려 했다. 작은 임마누엘을 왕으로 세우고 보호하는 행위에는 그들이 잃은 이를 계속 기억하고 싶은 뜻이 있다. 신체의 크기나 지금 싸울 능력만으로 그가 가장 큰 권력을 가져야 할 이유가 정해지지 않는다. 그 작은 몸이 계승해야 한다고 믿는 과거가 중요했다.
그래서 왕을 지키겠다는 병사들의 말은 첫 방문 때보다 다른 무게로 들린다. 그들은 현재의 지휘 명령 하나뿐 아니라, 자기 공동체가 이어질 미래를 지키려 한다. A2가 왕실에서 검을 내리꽂으면 그 약속의 대상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플레이어는 이미 같은 죽음을 한 번 보았지만, 두 번째에는 거기에 도달하기 전 기다려 온 병사들의 시간도 알고 있다.
그 배경을 안다고 A2가 왜 기계들을 죽여 왔는지에 관한 과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동료를 잃은 안드로이드가 자신이 적으로 보는 존재들의 미래를 부수는 장면이다. 서로 자기 쪽의 상실을 이유로 칼을 들면 다른 쪽에는 새로운 상실이 생긴다. 레플리칸트에서 마물의 기억을 뒤늦게 알았을 때처럼, 행동은 이미 끝났는데 그 행동에 대한 이해가 나중에 따라온다.
5. 거인의 크기로도 견디지 못한 외로움
수몰 도시의 그륀 전투도 B루트에서는 9S가 하는 일을 따라가며 지나간다. 2B의 포격을 돕고, 파스칼의 구조 뒤에는 미사일을 확보하러 떨어져 움직인다. 첫 번째 시점에서 상대가 성공했다는 결과로 들렸던 지원이, 이제 직접 접근하고 길을 만드는 과정이 된다. 둘이 떨어져 있던 전투 시간에도 다른 쪽의 임무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륀을 쓰러뜨린 뒤에는 그 존재의 과거가 우화 같은 형식으로 덧붙는다. 그 거인은 힘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자기 편에게도 피해를 주었고, 끝내 다른 기계들에게서 떨어져 바다에 버려졌다. 거대한 몸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전능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이들을 해치게 되는 힘 때문에 함께 있을 자리부터 잃었다.
그 안에는 어머니를 부르며 돌아갈 곳을 찾는 외로움이 남아 있다. 그가 부르는 어머니를 특정 인간 여성이나 이미 등장한 누군가로 확정해 붙이지는 않는다. 이야기 속에서 분명한 것은, 버려진 존재가 바다 밑에서 돌봄과 응답을 찾지만 그 목소리가 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플레이어가 처음 보았던 것은 해상 부대를 파괴하고 두 병사의 몸을 위협한 병기였다. 나중에 들려오는 이야기는 그 피해를 없애지 않으면서, 그 병기 역시 다른 존재들에게 버림받은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표적이었던 몸 안으로, 더 작은 아이의 마음에 비유되는 상실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의 양동이에서 시작해 숲의 왕과 그륀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은 서로 같은 모양을 가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형을 일으키려 하고, 누군가는 먼저 죽은 왕의 기억을 새 몸에 맡기며, 누군가는 자기 힘 때문에 돌아갈 곳을 잃는다. 기계들이 반복하는 인간의 말은 각자 다른 관계와 사건 속에서 쓰인다. 그것을 알게 된 플레이어에게는 적의 큰 분류보다 개별적인 실패와 소망이 남는다.
6. 알게 된다고 곧바로 달라질 수 있는가
이런 기억들을 더 보더라도 9S가 모든 기계를 자기 동료와 똑같이 대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요르하의 병사로 임무를 수행하고, 기계를 적으로 보는 설명을 사용한다. 눈으로 본 사례와 몸에 밴 판단이 같은 속도로 변하지 않는다.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기의 편견과 소속에서 즉시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플레이어의 정보와 인물의 정보도 완전히 같지 않다. 삽입된 장면을 보았다고 해서 2B와 9S가 현장에서 그 내용을 모두 상대에게 설명하고 함께 합의했다는 뜻은 아니다. 두 사람의 관점 바깥에서 펼쳐지는 기억도 있고, 9S만 접근하는 시스템도 있다. 앞서 함께 다닌 길을 다시 걷는 동안 정보의 차이가 더 또렷해진다.
특히 수몰 도시에서 둘이 떨어진 뒤에는 그 차이가 커진다. 2B는 동료의 몸을 찾고 공장을 탈출하지만, 9S는 붙잡힌 의식과 벙커의 시스템을 지나며 다른 정보를 접한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싸우는 두 사람이 언제나 같은 진실을 안 채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실은 입 밖에 내기 전에 다음 사건이 닥치고, 어떤 질문은 소속 조직 자체와 충돌한다.
B루트의 다음 중요한 발견은 적의 기억만이 아니다. 기계를 분석하던 9S는 자기가 속한 요르하와 인간이 있다는 달의 체계에도 접근한다. 적이 믿은 신과 왕, 형제의 관계를 읽어 왔던 그에게, 이번에는 자기들이 위해 싸운다고 배운 존재가 실제로 어떤 상태인지 묻는 정보가 도착한다. 전쟁의 바깥을 알게 되는 일이 이제 자기 편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자료와 확인 범위
게임판 B루트에서 추가되는 조작 시점과 기계의 기억을 중심으로 쓴 해설입니다. 보부아르의 기록은 게임 내 읽기 자료를 사건의 원인과 결과로 새로 설명했으며 그 문장을 전재하지 않았습니다. 왕국의 과거 삽입 장면은 B루트의 추가 시점이며, 14회에서 성립 배경을 함께 설명한 것과 실제 공개 루트를 구별했습니다. 그륀의 과거도 첫 방문의 두 병사가 모든 설명을 동시에 들었다고 쓰지 않았습니다. AI 보조 편집물이며 원작 대사·가사·소설 본문을 전재하지 않았습니다. 자료 확인: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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