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연대기 2 — 백의 서와 카이네, 소년의 첫 여정
이 글의 목차
백의 서와 카이네, 구한다는 약속의 첫 여정
스포일러 안내: 이 회차는 니어 레플리칸트의 소년기 여정과 이후 밝혀지는 동료의 배경을 다룹니다. 오빠가 주인공인 레플리칸트판을 기준으로 사건을 설명합니다. 원작 대사를 옮기지 않고 이야기의 진행과 인물 관계를 새 문장으로 풀었습니다.

1. 요나가 찾아간 석의 신전

주인공은 요나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월광화에 마음을 둔 요나는 오빠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했고, 그 마음으로 혼자 석의 신전까지 향했다. 누이를 지키기 위해 마을 밖을 오가던 주인공은 이번에는 누이 자신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남매가 바라던 것은 같은 가족의 행복이었지만, 요나의 행동은 자신이 아프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싶지만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석의 신전은 마을의 생활 공간과 다르다. 주인공은 길을 따라 올라가며 마물을 상대하고, 건물 내부에서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그가 통과하는 곳마다 누이를 찾기 위해 넘어야 할 적과 장애물이 있다. 유적의 구조와 마물들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파악한 탐사대가 들어온 상황이 아니다. 주인공은 안에 있을 요나에게 도달하려고 전진하고, 그 과정에서 신전 깊숙한 곳에 있는 특이한 책과 마주친다.
그 책은 말을 한다. 주인공이 요나를 찾아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책은 자신을 백의 서라고 소개하며 이름과 취급을 둘러싸고 태도를 드러낸다. 이후 주인공은 그를 바이스라고도 부르지만, 그가 스스로 중요하게 여기는 이름은 그리모어 바이스다. 백의 서는 배낭 속에 들어가는 평범한 도구가 아니라, 곁에 떠 있으면서 사람과 대화하고 자신이 어떻게 대우받는지 반응하는 존재다.
신전에서 주인공은 한 쌍의 거대한 수호자와 싸운다. 헨젤과 그레텔로 불리는 이 적들은 새로 얻는 마법과 무기를 함께 다루게 만드는 첫 큰 관문이다. 백의 서의 마법은 주인공이 혼자 무기를 휘두르던 싸움에 새로운 수단을 더한다. 싸움 끝에 주인공은 요나를 구해 마을로 데려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신전에서 누이를 찾았다는 일은 흑문병을 치료했다는 뜻이 아니다. 누이는 여전히 아프고, 오빠는 해결책을 더 찾아야 한다.
이 전투에서 헨젤은 파괴되지만 그레텔은 잠시 움직이지 못하게 된 채 남는다. 주인공은 요나와 백의 서를 데리고 무너지기 시작한 신전에서 빠져나온다. 두 수호자를 만났다는 기억과 둘을 모두 완전히 없앴다는 기억은 다르다. 살아남은 그레텔은 나중에 청년이 된 주인공이 신전을 다시 찾을 때 재회하는 상대다. 지금의 주인공은 누이를 데리고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뒤에 남겨진 적에게 이어지는 시간까지 보지는 못한다.
2. 누이를 구한 뒤에도 끝나지 않은 문제

마을로 돌아오면 백의 서의 존재는 새로운 가능성과 연결된다. 데볼이 부르는 노래와 포폴의 설명을 통해, 백의 서가 봉인된 언어를 모으고 흑의 서와 관련된 재앙에 대처한다는 이야기가 주인공 앞에 놓인다. 지금까지 누이의 병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던 주인공에게, 이름과 절차가 있는 이 이야기는 붙잡을 수 있는 길처럼 보인다. 백의 서와 함께 움직일 이유가 단순히 신전 탈출을 위한 일회성 동맹을 넘어선다.
백의 서는 자기 과거를 온전히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엇을 위한 존재였는지 모두 알고 주인공을 이끄는 완전한 안내자가 아니다. 주인공에게는 요나를 치료하겠다는 목적이 있고, 백의 서에게는 자신의 능력과 기억을 되찾는 일이 있다. 이 두 목적이 같은 여행에 실린다. 봉인된 언어를 얻으면 백의 서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늘어나고, 주인공은 더 위험한 적과 지역을 통과할 힘을 얻게 된다.
이때의 두 사람은 여행의 최종 결과를 알지 못한다. 백의 서를 믿고 언어를 모으면 누이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먼저 생긴다. 주인공은 요나를 집에 남겨 두고 다시 길을 나서야 한다. 새로운 힘을 얻었다고 해서 누이와 함께 있어야 할 시간이 줄어드는 문제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치료를 찾아 나가야 한다는 필요와, 아픈 누이 곁에 남아야 한다는 필요가 계속 같은 생활 안에 존재한다.
여정은 마을과 여러 지역을 오가는 구조로 이어진다. 방문할 곳이 늘어날수록 주인공이 상대하는 일도 흑문병 하나로 한정되지 않는다. 마물에게 위협받는 마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 부품이 필요한 형제, 왕자가 돌아오지 않는 도시가 각자의 사정으로 그를 맞이한다. 주인공은 그들의 일을 지나며 백의 서의 힘을 되찾아 간다. 그 과정에서 누이 이외에도 잃고 싶지 않은 관계가 생긴다.
3. 절벽 마을에서 만난 카이네

절벽 마을은 가파른 바위와 그 사이를 잇는 통로에 집들이 매달려 있는 곳이다. 주인공이 찾아가 도움과 정보를 구하는 마을이지만, 주민들이 낯선 사람을 반갑게 맞아들이는 공간은 아니다. 문 뒤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부터 주인공은 거리감을 경험한다. 마을 안에 살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똑같이 보호받는 공동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카이네를 만나면서 더 분명해진다.
카이네는 이 마을에서 배척받아 온 인물이다. 몸과 외모를 이유로 받은 폭력, 자신을 돌봐 준 할머니의 존재, 그 할머니를 빼앗아 간 마물에 대한 분노가 그녀의 과거에 연결되어 있다. 이 과거의 구체적인 무게는 후반에 카이네의 시점이 더해질 때 다시 드러난다. 처음 그녀를 만나는 주인공이 그 모든 일을 이미 알고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거칠게 말하고 싸우는 카이네를 현재의 행동으로 먼저 만난다.
첫 만남은 우호적인 인사로 시작되지 않는다. 주인공과 백의 서가 마을 바깥 오두막의 월광화를 살피다가 카이네와 충돌하고, 그녀 자신과 먼저 싸우게 된다. 그 자리에 거대한 마물 훅이 나타나면서 서로 겨누던 상대가 바뀐다. 주인공과 카이네는 같은 적을 공격해 몰아내지만, 이 첫 싸움에서 훅을 완전히 끝장내지는 못한다. 쓰러진 카이네를 오두막으로 옮긴 뒤 그녀가 깨어나도, 곧바로 오래된 친구처럼 모두를 환대하는 결말은 아니다.
카이네의 몸에는 티란이라는 마물이 깃들어 있다. 따라서 그녀는 마물을 사냥하는 동료이면서 동시에 주민들이 두려워하는 마물과 한 몸을 나누는 존재다. 이를 단순히 어느 순간 갑자기 악한 적으로 변하는 설정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녀는 티란을 품은 상태에서 자기 의지로 싸우고 살아가며, 그 몸과 관계 때문에 배척받는다. 주인공과 백의 서가 그녀를 동료로 대하는 일은 마물이라는 이름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던 기준을 흔든다.
이후 카이네가 동료가 되어도 남매의 집과 마을 사람들의 생활 안에 아무 장벽 없이 들어가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 그녀를 받아들이는 일과 주민들의 배척이 사라지는 일은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함께 싸우는 자리에서 생기는 신뢰와, 쉬고 머무는 공간에서 드러나는 거리감이 나란히 남는다. 첫 만남 뒤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주인공은 아직 그녀와의 관계도, 도망간 훅과의 싸움도 끝내지 못한 상태다.
4. 로봇산에서 오빠를 기다리는 또 다른 동생

로봇산에서는 형 야코브와 동생 기드온을 만난다. 두 형제는 거대한 옛 기계 시설 가까이에서 생활하고, 무기를 수리하고 강화하는 일을 한다. 주인공이 다음 지역으로 가려면 전투에서 버틸 장비가 필요하고, 형제에게는 그 일을 하는 데 쓸 부품과 재료가 필요하다. 주인공이 시설 안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단순한 보물 탐사가 아니라, 이들 형제의 일과 생계에 연결된다.
먼저 구해야 하는 재료는 티타늄 합금이다. 주인공은 시설 안에서 로봇들과 싸우며 합금 세 개를 모으고, 작업장으로 돌아와 무기를 강화한다. 그러나 형제와의 일은 장비를 받은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드온이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찾으며 울고, 야코브는 주인공에게 수색을 부탁한다. 사용할 수 있게 된 승강기를 타고 더 깊은 층으로 내려가는 두 번째 탐색은 물건 대신 사람을 찾는 일이다.
지하에서 일행을 막는 것은 방어 시스템 제페토다. 거대한 기계의 손과 포격, 소형 로봇들이 있는 전투 공간을 통과해야 어머니가 갔던 곳에 닿을 수 있다. 주인공은 공격을 피해 손을 노리고, 손이 물러난 뒤에도 이어지는 기계의 방어를 무너뜨린다. 그 안쪽에서 발견하는 것은 구조를 기다리는 어머니가 아니라 이미 죽은 두 사람이다. 형제의 어머니 곁에는 다른 남자가 함께 있다.
백의 서는 그 자리에 남은 정황을 보고 어머니가 연인과 함께 떠나려 했음을 짚는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동안 어머니도 같은 마음으로 돌아올 기회만 찾고 있었으리라는 기대가 깨진다. 주인공에게는 진실을 알았다는 일과 그 진실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전해야 하는 일이 따로 남는다. 작업장으로 돌아와 형제와 다시 이야기해도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는 결과는 없다. 특히 기드온에게는 이제 기다림을 끝내야 한다는 현실이 남는다.
이때 로봇산의 일을 전부 끝난 사건으로 기억해 두면, 성인이 된 뒤 돌아오는 이야기의 무게를 놓치게 된다. 야코브와 기드온은 주인공이 다음 지역으로 떠났다고 해서 시간이 멈추는 인물들이 아니다. 형제가 남아 일하는 장소와 가족을 잃은 경험은 세월이 지난 뒤 다른 상실과 분노에 연결된다. 또한 지금은 적으로 처리하는 시설의 로봇 가운데에도 후반의 다른 시점에서 새로운 관계가 드러나는 존재가 있다. 아직 그 사정을 모르는 현재의 일행과 훗날 알게 되는 독자의 시점은 구별된다.
5. 해안 도시에서 구하는 약과 등대의 편지

요나의 몸이 나빠지자 주인공은 약으로 쓸 물고기를 구하러 해안 도시로 향한다. 포폴이 알려 준 가능성은 흑문병의 근본 원인을 없애는 완치법이 아니라, 지금 아픈 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을 구하는 길이다. 그에게는 전설 속 봉인된 언어를 모으는 일과 오늘 누이가 견디도록 돌보는 일이 동시에 필요하다. 항구와 시장이 있는 도시에 도착해도 물고기를 바로 건네받는 것은 아니다. 직접 잡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바닷가 노인에게 낚시를 배우고, 등대 쪽 해변에서 약재가 되는 물고기를 낚는다. 주인공과 백의 서의 여행은 거대 마물을 쓰러뜨리는 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물고기 한 마리일 수도 있고, 그것을 얻으려면 새로운 생활 기술을 익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등대에 사는 노파와도 얽힌다. 편지를 가져다주는 일로 시작한 만남은 이 항구 도시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늙은 사람의 삶으로 이어진다.
등대 할머니의 사연은 첫 심부름 뒤 선택 임무를 계속할 때 더 드러난다. 그녀는 오랫동안 떠나 있는 연인의 편지를 기다리며 등대를 지켜 왔다. 그런데 흑문병을 앓아 남은 시간이 많지 않게 되자, 더는 이곳에 머물지 않고 연인을 만나러 떠나려 한다. 주인공은 그 부탁을 우체부에게 전하고, 편지와 출발을 둘러싼 설명이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 우체국 뒤편의 편지들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기다림에 다른 사정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연인은 이미 오십여 년 전에 죽었다. 그 뒤의 편지는 연인이 직접 보낸 소식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그녀에게 희망을 남겨 주려고 대신 써 온 것이었다. 현재의 우체부만 갑자기 시작한 장난이 아니라 앞선 세대부터 이어진 거짓말이다. 주인공은 살아 있는 연인이 기다린다고 말하며 계속 편지를 건넬지, 죽음과 위조의 사실을 알릴지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유지된 일이 그 사람의 인생을 어떤 기다림에 묶어 두었는지가 문제가 된다.
진실을 알리는 쪽에서는 할머니가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음을 말한다. 그녀는 자신을 생각해 편지를 써 준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자신이 사실을 알았다고 그들에게 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거짓 편지를 그대로 전하는 쪽에서는 연인의 소식을 받았다는 기쁨이 이어진다. 두 선택을 한 사람이 차례로 모두 경험한 사건처럼 섞을 수는 없다. 주인공이 건네는 말과 할머니가 표현하는 반응이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뒤의 마무리 임무에서 우체부를 다시 만나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진실을 말했는지와 관계없이 흑문병은 그녀의 생명을 앗아 간다. 선택은 병을 치료하거나 연인을 살려 내는 장치가 아니었다. 남은 시간을 어떤 말과 마음으로 살게 할지를 바꾼다. 요나를 낫게 하려고 해안에 온 주인공은 이곳에서 다른 환자를 끝내 살리지 못한 사람들의 기다림과 마주한다. 누이를 위한 물고기를 들고 돌아가는 일과 할머니의 사연을 아는 일은 그렇게 같은 도시에서 겹친다.
6. 다시 만난 훅과 카이네의 합류

주인공과 백의 서가 절벽 마을로 돌아오면 카이네는 다시 마물들을 상대하고 있다. 이전에 몰아냈던 훅과의 싸움도 되풀이된다. 카이네가 이 적을 쫓는 이유는 마을의 의뢰나 보상에 있지 않다. 훅은 그녀를 지켜 주었던 할머니를 죽이고, 카이네 자신의 몸도 치명적으로 훼손했던 상대다. 그녀가 티란의 힘을 받아들이게 된 출발에도 그날의 공격이 있다.
싸우는 동안 훅은 카이네에게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정신을 흔든다. 그녀가 되찾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모습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이다. 카이네는 자신이 아는 할머니와 적이 들이민 환상을 분리해야 하고, 주인공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동료와 함께 싸움을 이어 간다. 후반 시점에서 마물의 말이 이해될 때 이 장면의 잔혹함도 더 또렷해진다. 지금의 주인공이 그 모든 목소리와 과거를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마침내 훅을 쓰러뜨린 뒤에도 카이네는 자기 상처와 삶을 그대로 받아들여 계속 걸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복수만을 붙잡고 버틴 사람에게는 복수가 끝난 다음 살아야 할 이유가 필요하다. 주인공과 백의 서는 그녀에게 함께 가자고 한다. 누이를 살리려는 여행에 카이네가 동료로 들어오는 것은 이 두 번째 싸움 뒤다. 그녀가 마물을 품었다는 조건도, 세상이 그녀를 배척했다는 과거도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이제 그녀에게는 혼자 복수만 하던 길 외에 같이 걸을 사람들이 생긴다.
7. 가면의 도시, 피아가 열어 주는 길

사막을 건너면 가면의 도시에 이른다. 이곳의 주민들은 가면을 쓰고 살며 많은 규칙을 지킨다. 도시의 언어와 관습에 익숙하지 않은 일행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아듣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손님이 아니다. 도시가 정해 둔 규칙이 길을 막기도 하고, 그 규칙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도움이 이동을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그 사이에서 일행과 이어지는 인물이 피아다.
피아는 말을 하지 않지만 몸짓으로 의사를 전하고, 주인공 일행이 도시를 이해하고 움직이는 데 도움을 준다.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 바깥에 있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외부인인 주인공이 혼자 알아낼 수 없는 생활과 관계를 몸짓과 행동으로 이어 준다. 카이네와 피아 사이에도 이미 연결된 사정이 있어, 일행이 도시를 단순한 낯선 풍경으로만 통과하지 않게 한다.
도시의 왕자는 사막의 신전으로 향한 뒤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주인공은 그를 찾기 위해 신전으로 들어간다. 신전 내부의 시련은 무기를 휘둘러 모든 적을 없애는 방식만으로 통과되지 않는다. 방마다 제한되는 행동이 있고, 주인공은 그 조건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도시의 규칙이라는 특징이 구경거리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다음 공간에 도달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규칙은 왕자와 카이네라고 해서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금지된 행동을 했다가 신전의 큐브들에 붙잡혀 가고, 주인공과 백의 서가 남은 방들을 통과한다. 어떤 곳에서는 뛰면 안 되고, 어떤 곳에서는 멈춰 서면 안 된다. 평소 적을 상대하던 습관을 그대로 반복하면 오히려 길이 막힌다. 주인공은 방마다 바뀌는 금지 행동을 이해하고, 탄막과 장애물을 지나 핵심 큐브를 처리하며 안쪽으로 향한다.
깊은 곳에서 기다리는 수호자 샤흐리야르는 많은 정육면체가 모여 이루어진 적이다. 형상이 바뀌어도 빛나는 큐브를 노려야 하며, 쏟아지는 탄과 회전하는 공격을 피해 마법으로 약점을 맞힌다. 사람처럼 큰 형상을 만들었다고 해서 몸 전체를 아무렇게나 공격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이 전투를 끝내야 붙잡힌 이들을 구하고 도시로 돌아올 수 있다. 왕자를 찾아냈다는 사실은 그 앞의 규칙과 수호자까지 통과한 결과다.
주인공이 왕자를 찾아 구하면서 도시와의 관계도 달라진다. 처음에는 언어와 관습의 장벽 너머에 있던 주민들이 이제는 일행이 도운 사람들로 남고, 왕자 역시 뒤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인물이 된다. 카이네에게도 이 도시는 절벽 마을과 똑같은 관계만을 되풀이하는 곳이 아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공간들을 오가면서 일행은 자신들을 받아들이는 관계와 배척하는 관계를 모두 경험한다.
사막에는 늑대들이 살고 있고, 사람들의 삶과 부딪히는 그들의 존재도 남는다. 소년기 방문에서 모든 갈등이 완전히 정리되어 이후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 성인이 되어 돌아올 때, 왕자의 성장과 피아의 삶, 도시와 늑대 무리의 관계는 훨씬 더 큰 사건으로 이어진다. 지금 왕자를 구하는 일은 그 비극을 미리 다 아는 행동이 아니라, 눈앞에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찾아 나서는 도움이다.
8. 신화의 숲에서 싸움은 글이 된다

신화의 숲에서는 앞의 지역과 다른 문제가 일행을 붙잡는다. 주민들은 죽음의 꿈에 갇혀 있고, 주인공은 그들을 깨우기 위해 꿈속 이야기와 마주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적이 눈앞에 나타나 공격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더 강한 무기로 길을 여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말과 문장을 읽고 상황을 이해하며 답을 선택하는 행위가 진행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주인공이 경험하는 이야기는 화면 속 몸을 움직여 도달하는 길과 다른 방식으로 펼쳐진다. 꿈에 갇힌 주민의 문제를 풀려면 글로 제시되는 상황을 따라가야 한다. 플레이어 역시 그가 처한 이야기를 읽고 판단하는 역할을 함께 맡는다. 그 과정에서 세계가 전투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누군가가 겪고 있는 현실에 접근하는 방법이 언어와 기억의 형태가 될 수 있다.
먼저 만나는 촌장은 잠에 빠지는 병이 말을 통해 퍼진다고 조사했지만 자신도 그 꿈에 갇힌 상태다. 주인공과 백의 서가 이야기를 듣는 동안 두 사람도 꿈속으로 들어온다. 촌장을 깨우려면 숲의 소리와 문장 속에서 나오는 세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답은 비밀, 햇빛, 사람이다. 답을 골라 꿈을 빠져나오면 촌장이 깨어나고 백의 서는 새로운 봉인된 언어를 얻는다. 검으로 병든 사람을 공격하는 대신 그가 갇힌 이야기에서 출구를 찾은 결과다.
촌장만 구한 뒤 본편을 계속할 수도 있지만, 남아 있는 두 주민도 도울 수 있다. 여자의 꿈에서는 물이 차오르는 성 안에서 갈림길을 선택해 빠져나와야 한다. 다른 남자의 꿈에서는 서로를 둘러싼 진술을 따져 어느 존재가 진짜인지 판단하는 문제가 기다린다. 같은 죽음의 꿈이라도 탈출 방식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이들까지 깨우면 촌장은 추가로 감사를 전하고 무기를 준다. 이것은 촌장 구조 뒤 반드시 모두가 자동으로 겪는 장면이 아니라, 더 남아 사람들을 도울 때 이어지는 선택 진행이다.
마을에서 출발해 여러 지역을 돌아온 주인공에게, 백의 서는 이제 단순히 마법을 발사하는 장비만은 아니다. 그는 여행에서 새 사람을 만나면 반응하고, 주인공과 카이네 사이에서 말을 주고받으며, 일행이 어떤 일을 겪는지 함께 경험한다. 처음 신전에서 요나를 구하기 위해 시작한 협력은 계속 같은 길을 오가는 동행이 된다. 목적이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사건을 겪으며 만들어 내는 관계다.
여정의 출발에는 여전히 요나의 병이 있다. 그러나 주인공이 돌아갈 집 밖에도, 기다리는 형제가 있고, 동료를 배척하는 마을이 있으며, 도움을 받은 왕자가 있다. 카이네는 그런 세계를 남과 같은 위치에서 누리지 못해 온 동료다. 주인공은 누이를 구할 수단을 찾아가는 동안 이 관계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그 뒤 저택에서 에밀을 만나면, 몸 때문에 타인과 가까이하기 어려운 또 한 사람의 문제가 일행의 삶에 들어온다.
9. 빨간 가방을 멘 남자와 돌아갈 집

2021년판에서는 저택으로 향하기 전에 해안 도시의 빨간 가방을 멘 남자와 얽히는 본편 진행이 추가되어 있다. 마을의 수로 공사가 담당자의 결근으로 멈추자 포폴은 주인공을 해안 도시로 보낸다. 찾아낸 남자는 아내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 채 울고 있다. 주인공과 백의 서는 선술집과 낚시용품점 근처에서 아내의 행방을 묻고, 남쪽 평원으로 나가 마물을 쓰러뜨린 뒤 그녀가 잃어버린 빨간 가방을 얻는다. 가방을 가져다주자 남자는 아내에게 불행이 닥쳤다고 여기며 무너지려 하지만, 바로 그때 아내가 살아 돌아온다. 그녀는 친정에 다녀왔고 그동안 가방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안도한 뒤에도 남편이 그 방문을 기억하지 못한 일 등을 두고 다시 말다툼이 벌어져, 주인공과 백의 서가 사이에 끼게 된다. 두 사람이 진정한 뒤에야 수로 공사를 상기시키고, 남자는 다시 일을 진행하겠다고 한다.
어느 쪽 말에 맞장구를 치느냐에 따라 반응은 달라지지만, 여기서 남편이나 아내의 편을 골랐다고 이후 세계의 결말이 갈리는 것은 아니다. 눈앞의 일은 떠났던 사람이 돌아가고 둘이 다시 같이 살아가도록 이어 주는 소동이다. 남자는 이후 지역을 오가는 데 필요한 역할로 다시 만나게 된다. 지금 보는 다툼과 화해는 훗날 해안 도시에서 일어날 사건을 이미 겪은 부부의 회상이 아니라, 그 사건 이전 두 사람이 살아 있는 집의 모습이다.
주인공이 포폴에게 돌아가고 요나를 만나면 다음 부탁은 저택의 편지 친구를 도와 달라는 것이다. 남매의 집에서 바깥으로 뻗는 관계는 오빠가 데려온 사람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요나가 주고받은 편지 역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연다. 이렇게 다음 길은 소문만 무성한 저택으로 이어진다. 그 안에서 만나게 될 소년은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 얼굴을 마주 보는 일조차 두려워하는 상태다.
자료와 확인 범위
니어 레플리칸트 ver.1.22474487139...의 주요 진행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카이네의 어린 시절 등 후반에 밝혀지는 배경은 처음 만나는 주인공이 이미 아는 정보와 구별했습니다. 지역별 일부 방문과 선택 임무의 순서는 플레이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사나 공식 소설의 번역이 아닌 TroubleMaker 운영팀의 AI 보조 스토리 해설입니다. 확인일: 2026년 10월 18일(방콕).
해안 도시의 등대 할머니 이야기는 본편의 첫 편지 심부름과 그 뒤 선택 임무를 구분해 설명했습니다. 빨간 가방 남자의 소년기 부부싸움 진행은 2021년판의 추가분입니다. 선택에 따른 서로 다른 반응을 하나의 확정된 행동으로 합치지 않았습니다.
NieR Replicant ver.1.22474487139... — S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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