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연대기 5 — 마왕성, 요나와 인류의 미래
이 글의 목차
마왕성, 요나를 구한 날 무너진 인류의 미래
스포일러 안내: 이 회차는 레플리칸트 마왕성의 전투와 A·B결말, 프로젝트 게슈탈트의 진실을 다룹니다. B루트가 더하는 적의 시점은 주인공의 지식과 구분합니다. C·D·E의 선택과 후속 사건은 다음 회차에서 이어집니다.

1. 요나가 있는 문 안으로

다섯 조각을 모은 일행은 마왕성으로 이어지는 길을 연다. 주인공이 소년이었을 때 석의 신전에서 요나를 구해 집에 데려온 일은 성공했지만, 그 뒤 병은 낫지 않았고 누이는 다시 사라졌다. 이제 그는 청년의 몸으로 카이네와 에밀, 백의 서와 함께 그 다음 문을 통과한다. 이곳에 도착하기 위해 다시 찾아간 마을들에서는 이미 여러 삶이 끊어졌다. 누이를 데려온다는 목적은 그대로지만, 함께 들어가는 이들은 출발하던 소년 시절의 일행과 같지 않다.
그들을 기다리는 사람 가운데 데볼과 포폴이 있다. 마을에서 노래를 들려주고 일거리를 연결해 주던 두 사람이 이제는 주인공의 전진을 막는다. 주인공에게 이 대면이 낯선 이유는 적의 외형이 무섭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에게 도움을 구해 왔는지, 누구의 말을 따라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는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마왕을 쓰러뜨리러 온 주인공을 당연히 반겨 줄 안내자가 아니었다.
데볼과 포폴은 주인공에게 돌아갈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그는 요나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는다. 도움을 주던 사람이 앞을 가로막는 순간에도 누이는 여전히 그 안에 있다. 그가 아는 정보만으로는 누이를 데려간 마왕에게 접근하는 일을 멈출 이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일행은 두 사람과 싸우고 안쪽으로 향한다. 한 번의 대면과 전투로 그들이 가진 계획의 전부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첫 싸움에서 두 사람은 백의 서가 모아 온 봉인된 언어의 힘을 가져와 사용한다. 주인공은 자신이 여행 동안 익혀 온 마법과 닮은 공격을 맞상대하게 된다. 자매를 밀어내고 전투를 넘겨도 백의 서에게 아무 영향이 없던 것은 아니다. 그의 말과 상태가 흐트러지는 흔적이 남는다. 지금까지 힘을 되찾게 해 준다고 믿었던 길의 안내자들이, 정작 그 힘을 회수할 수 있는 관리자였다는 사실이 전투에서도 드러난다.
성 내부에는 거대한 적과 여러 마물이 길을 막는다. 무도회장을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한데 모이는 마물들, 쓰러뜨렸다고 생각해도 다시 추격해 오는 적 구스는 통과한 문을 닫았으니 안전해졌다고 여길 수 없게 한다. 일행은 계속 적을 막으며 나아가야 한다. 주인공에게는 요나가 있는 방으로 더 가까워지는 길이지만, 뒤에서는 자신들을 따라오는 위협이 남아 있다.
무도회장에는 처음에 춤을 추는 사람들의 환영 같은 형상이 보인다. 그 형상들이 마물로 드러나고 전투가 시작되면서, 일행에게 평화로운 실내 풍경으로 보이던 장소도 길을 막는 적의 자리가 된다. 이어지는 구스는 멧돼지를 닮은 거대한 몸으로 일행을 쫓는다. 쓰러뜨린 뒤에도 다시 일어나 좁은 길과 계단을 따라오는 상대 때문에, 일행은 모든 위험을 뒤에서 완전히 없앤 다음 전진할 수 없다. 카이네가 마물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조건은 이 성에서도 주인공과 그녀가 듣는 것을 다르게 만든다.
2. 왕이 지키기로 한 길

위기가 이어질 때 가면의 왕과 병사들이 주인공 일행을 돕는다. 왕은 마왕성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다. 주인공이 소년 시절 구했던 왕자였고, 피아와의 결혼식에 일행을 초대했으며, 피아를 잃은 뒤에는 같은 편에서 늑대들과 싸웠다. 이제는 요나를 되찾으려는 주인공에게 자신이 도움을 줄 차례가 된다. 여행에서 맺은 관계가 성 안에서도 이어진다.
왕과 병사들은 뒤에서 밀려오는 적을 막고 일행을 앞으로 보낸다. 주인공이 자기 누이에게 가기 위해 통과하는 길을 다른 사람들이 맡아 지키는 것이다. 왕에게도 자기 나라와 살아남은 시민들이 있다. 그가 그곳에 왔다는 사실은 자기 삶이 전부 사라져서 아무 선택도 남지 않은 존재라는 뜻이 아니다. 주인공과의 인연을 위해 위험한 자리에 선 행동으로 보아야 한다.
일행은 왕이 맡아 준 뒤쪽을 남겨 두고 계속 나아간다. 문을 통과하는 사람과 그 문 앞에 남는 사람의 목적은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장면을 통과하는 방식은 다르다. 주인공은 요나를 데려오기 위해 앞으로 가고, 왕과 병사들은 그가 갈 수 있도록 뒤의 적을 상대한다. 주인공의 여정이 자신의 힘과 동료의 마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기서 다시 드러난다.
왕과 병사들은 구스를 끝내 쓰러뜨리지만, 자신들도 그 싸움에서 목숨을 잃는다. 피아를 먼저 보낸 왕은 주인공의 누이가 살아 돌아갈 길을 남기고 자기 시간은 거기서 끝낸다. 주인공은 왕이 다시 뒤따라와 승리를 함께 축하한다고 확인한 채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닫힌 문 너머에서 이어진 그들의 마지막 싸움과, 누이를 향해 계속 움직이는 일행의 시간이 갈라진다. 누군가가 길을 지켜 주었다는 도움의 결과에는 그 자리에 남은 사람들의 죽음이 있다.
카이네와 에밀도 그 길 위에 있다. 둘은 요나의 오빠가 아니고, 병을 치료해야 한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일을 받던 당사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함께 시간을 보낸 뒤에는 남매의 문제를 일행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성에 들어왔다. 몸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 살기 어려웠던 카이네, 눈과 외형의 변화를 겪은 에밀에게 주인공과 함께 쌓은 관계는 계속 싸울 이유가 된다. 그 관계는 곧 데볼과 포폴의 더 큰 계획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3. 몸을 위해 존재했던 영혼, 영혼을 위해 마련된 몸

데볼과 포폴은 다시 일행을 막으며 자신들이 맡은 일을 드러낸다. 그들은 프로젝트 게슈탈트를 관리하는 안드로이드다. 인류를 구하려고 영혼과 육체를 분리한 과거의 계획이, 지금 주인공이 사는 마을과 주민들의 몸을 유지하는 체계로 이어져 있었다. 주인공과 요나를 비롯한 주민들은 레플리칸트이며, 그들이 적으로 불러 온 마물은 본래 인간에게서 분리된 게슈탈트다.
계획은 게슈탈트가 대응하는 레플리칸트의 몸과 다시 결합하게 하려 했다. 그 과정이 이루어지면 과거의 인간들이 육체를 되찾아 인류로 돌아올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레플리칸트에게 자아가 생겼다. 주인공과 요나가 서로 가족으로 느끼고,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잃으며 살아온 시간은 그들이 비어 있는 그릇이라는 설명 하나로 사라지지 않는다. 육체를 돌려준다는 계획상의 절차가 지금 삶을 사는 존재에게는 자기 삶의 끝이 될 수 있는 충돌이 생긴다.
주인공에게 이 설명은 멀리 있는 인류 역사를 새로 배운다는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요나를 구하기 위해 베어 왔던 적들의 정체, 자기 몸이 마련된 이유, 누이의 병과 마을의 유지까지 연결된다. 그러나 이 정보를 듣는 순간에도 요나는 아직 마왕에게 있다. 그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누이를 두고 돌아가 자신의 현재 삶을 계획에 넘기겠다고 결정하지 않는다. 일행은 누이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계속 밀고 나간다.
데볼과 포폴에게도 여기서 물러나면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현재 레플리칸트 몇 사람의 소망과 별개로 인류의 존속을 맡은 존재들이다. 주인공을 도와 온 일과 그가 끝내 넘어가서는 안 되는 선을 막는 일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한 계획 안에 있다. 그러나 주인공이 자기 누이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그 계획은 스스로 움직이고 판단하는 레플리칸트와 충돌한다. 관리자가 만든 길을 따라온 존재가 마지막에는 관리자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
4. 데볼의 죽음과 에밀이 남은 자리

전투 끝에 데볼이 쓰러져 죽는다. 포폴에게는 인류 전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 위에, 바로 곁에서 함께 살아온 자매를 잃었다는 현재의 상실이 겹친다. 주인공은 요나를 되찾으려 성에 왔지만, 자기 길을 막는 존재를 쓰러뜨린 결과 상대의 가족을 빼앗는 위치에도 서게 된다. 마을에서 도움을 받던 관계는 그 죽음 뒤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포폴은 데볼을 잃고 격렬하게 공격한다. 일행을 통제해 계획을 지키려는 상황은 자매를 죽인 이들을 향한 싸움으로도 바뀐다. 주인공이 더 나아가려면 이 공격을 넘어야 하지만, 모두가 무사히 다음 방으로 걸어갈 수 있는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동료를 되찾아 함께 들어온 마왕성 안에서 일행은 다시 누군가를 남겨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에밀은 자신의 힘으로 포폴의 공격을 막고 동료들을 앞으로 보내려 한다. 이 선택은 카이네의 석화를 풀기 위해 몸을 바꾸고 힘을 얻었던 이후의 행동이다. 그 힘으로 절벽 마을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파괴를 일으킨 경험도 있었다. 이제 그는 그 힘을 자신이 아끼는 이들이 계속 갈 수 있도록 사용한다. 동료에게 물건 하나를 넘겨 주는 도움이 아니라 자신이 위험을 감당하며 남는 선택이다.
에밀은 두려움이 전혀 없는 무기라서 남는 것이 아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지내고 싶었던 소년이며, 그 관계를 잃고 싶지 않았던 존재다. 동료를 위해 웃는 모습을 남기지만, 그 행동이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없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엄청난 힘이 충돌하고 일행은 에밀과 함께 계속 걸어가지 못한다. 주인공과 카이네, 백의 서는 그의 도움으로 요나가 있는 안쪽으로 향한다.
주인공은 에밀을 잃었다는 충격으로 주저앉는다. 카이네는 그에게 계속 가야 한다고 다그치면서도 자기 슬픔을 숨기지 못한다. 두 사람이 가까이 다가갔다가 다시 요나에게 가야 한다는 현실로 돌아서는 순간에는 함께 잃은 동료가 있다. 누가 더 냉정하게 다음 임무를 수행하느냐의 다툼만이 아니다. 주인공과 카이네는 에밀이 다른 길로 무사히 따라오리라는 보장을 받지 못한 채 그의 선택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 앞으로 간다.
5. 마왕 역시 요나의 오빠였다

마왕이 있는 방에 도달하면 주인공은 마침내 요나와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리에 선다. 그를 막는 마왕은 아무 관계도 없이 어린 소녀를 훔쳐 간 외부의 괴물로만 남지 않는다. 마왕은 주인공의 원형이 된 게슈탈트다. 프롤로그의 폐허에서 여동생을 지키려고 검은 책의 힘을 받아들였던 소년의 영혼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자기 가족을 지키려던 두 존재가 서로의 앞을 가로막는다.
마왕에게도 요나가 있다. 그는 자신의 여동생을 되찾기 위해 오랫동안 계획에 협조하고 기다려 왔다. 원형 게슈탈트인 그가 다른 게슈탈트들을 안정시키는 데 맡은 역할은 개인의 삶을 넘어 인류 유지에 연결된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이 누이의 회복이라는 약속으로 돌아오지 않자, 그는 현재의 요나의 몸을 되찾는 쪽으로 움직였다. 주인공에게는 납치였던 행동이 마왕에게는 자기 누이를 위한 행동이다.
이 사실 때문에 어느 쪽이 가족을 덜 사랑했는지 겨루는 단순한 대립이 되지는 않는다. 레플리칸트인 주인공과 요나는 지금까지 서로를 오빠와 동생으로 알고 살아왔다. 게슈탈트인 마왕과 요나에게는 그보다 먼저 잃어버린 가족의 삶이 있다. 한쪽에게 몸을 돌려준다는 말은 다른 쪽에게 누이를 빼앗긴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현재의 한 몸을 두 존재가 동시에 자기 삶의 자리로 주장하는 문제가 방 안에 놓인다.
흑의 서도 그곳에서 계획의 완성을 위해 움직이고, 백의 서는 그와 맞선다. 백의 서는 주인공을 처음 만났던 때 자기 과거를 모두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 뒤로 함께 여행해 왔다. 현재의 주인공과 동료들과 만들어 온 관계가 그에게 존재한다. 이 결전에서 그는 단순히 자기가 만들어진 기능대로 흑의 서와 결합하여 모든 것을 끝내는 도구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인공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먼저 흑의 서를 상대하는 전투에서 주인공은 페이지와 방어를 뚫고 본체를 공격한다. 요나를 데려간 날 도서관에서 만났던 책을 이번에는 마왕이 있는 방에서 끝내 쓰러뜨린다. 그렇다고 마왕이 누이의 몸을 돌려주며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흑의 서가 사라진 뒤에도 두 오빠의 싸움은 이어진다. 백의 서는 이미 힘을 잃어 가는 상태지만, 주인공이 누이에게 닿도록 마지막까지 동행한다.
6. 자기 몸 안에서 다른 아이의 마음을 듣는 요나

마왕이 데려간 레플리칸트 요나의 몸에는 게슈탈트 요나가 들어와 있다. 주인공은 누이의 몸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자리에 서지 못한다. 그 몸을 자기 누이의 자리로 되찾고 싶어 하는 마왕의 바람과, 지금까지 그 몸에서 살아온 레플리칸트 요나의 삶이 함께 존재한다. 오빠들의 싸움과 별개로 그 충돌을 자기 안에서 마주하는 쪽은 요나다.
게슈탈트 요나는 자기 안에 다른 요나가 있고, 그 아이가 자기 오빠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과거의 자신이 오빠를 필요로 했듯, 지금 그 몸에서 살아온 다른 아이에게도 돌아가고 싶은 오빠가 있다. 여기서는 원래의 인간이니 자기 자리를 그대로 되찾아도 된다는 계획의 논리만으로 상대를 없애지 못한다. 요나가 직접 그 존재의 마음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른 요나의 삶을 빼앗으면서 자신이 계속 머무르는 길을 택하지 않는다. 창으로 다가가 햇빛에 자신을 드러내고 사라진다. 이 장면은 병을 치료할 약을 찾아 모두가 함께 살아남는 해결이 아니다. 현재의 몸을 차지한 영혼이 다른 아이에게 그 자리를 돌려주기 위해 자기 존재를 놓는 선택이다. 마왕은 그렇게 되찾으려 했던 자기 누이를 다시 잃는다.
카이네는 요나를 지키고 주인공은 마왕과의 싸움을 계속한다. 마왕에게는 기다림 끝에 누이를 되찾으려 한 목적이 무너진 뒤의 싸움이다. 주인공에게는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누이를 데리고 돌아가기 위해 앞을 막는 적을 끝내야 하는 싸움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사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전투를 멈추는 장면은 오지 않는다.
7. 백의 서가 사라진 뒤에도 남는 이름

결전에서 백의 서는 자신의 모습을 유지할 힘을 잃어 간다. 주인공이 여행을 시작했을 때 새로 얻은 마법은 백의 서와 함께 쌓아 온 힘이었다. 이제 그는 마법을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쓰며 안전하게 마지막 적을 쓰러뜨리는 상황에 있지 않다. 백의 서의 모습이 사라진 뒤에도 그가 남기는 도움과 목소리는 주인공을 마지막 공세 너머로 밀어 준다. 책을 되찾는 여행이었던 동시에 책과 함께한 여행의 끝이다.
주인공은 마왕에게 마지막으로 다가가 그를 죽인다. 누이를 지키려던 프롤로그의 소년에게서 이어진 존재와, 누이를 되찾으려 마을을 떠난 주인공의 대립이 이 결과로 끝난다. 쓰러진 마왕에게도 지켜야 했던 이름은 요나였다. 이 결말을 처음의 납치범을 처단했으니 세계의 모든 악이 사라졌다는 결과로만 정리하면, 방 안에서 드러난 두 남매의 관계가 지워진다.
주인공은 자기 누이에게로 돌아간다. 긴 여정과 5년의 부재 뒤, 레플리칸트 요나와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오빠가 누구인지 묻고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은, 플레이어가 주인공에게 처음 이름을 지어 주었던 행위와도 맞닿는다. 주인공에게는 세계를 설명하는 보고서의 정답보다 누이가 자기를 오빠로 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일이 중요했다. A결말은 그 소망이 도착한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나 요나와의 재회가 그곳에 오기 위해 잃은 사람들을 모두 돌려주지는 않는다. 왕이 지키던 길과 데볼·포폴, 에밀과 백의 서의 이별은 그대로 남아 있다. 주인공의 가족을 위한 싸움은 다른 존재의 상실과 겹쳐 있었고, 마지막에는 마왕이 자신의 누이를 잃는 장면도 통과했다. 현재의 남매가 만났다는 결과와 그 과정 전체가 누구에게나 구원이 되었다는 평가는 다르다.
8. B결말이 돌려주는 다른 쪽의 얼굴

B루트에서는 청년기 사건을 다시 보며 적들의 목소리와 관계가 더 드러난다. 끝에서도 마왕과 요나를 보는 장면이 더해진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이 전투에서 쓰러뜨린 존재들의 사정을 알고 결전으로 돌아온다. 마왕의 상실도 그때 새롭게 읽힌다. 프롤로그에서 누이를 지키려고 싸웠던 소년이 어떤 긴 시간을 지나 이 자리에 왔는지, 마지막에 잃은 것이 무엇인지가 주인공의 승리 곁에 놓인다.
흰 공간에는 웅크린 게슈탈트의 오빠가 홀로 운다. 이어지는 기억 속 어린 남매에게 남은 것은 얼마 되지 않는 먹을거리다. 오빠는 자기는 배고프지 않다며 누이에게 양보하려 하고, 누이는 오빠도 먹기를 바란다. 다시 흰 공간에서 어린 모습의 요나가 그에게 다가와 그동안 곁에 있어 준 마음을 받아 주고 과자를 건넨다. 마왕을 쓰러뜨린 주인공의 귀환 장면과 별도로, 쓰러진 쪽 남매에게도 서로를 생각하던 관계가 돌아온다. 이것은 그들이 지상에서 육체를 되찾아 부활했다는 후속 생활이 아니라 죽음 뒤의 재회를 보여 주는 장면이다.
또 다른 중요한 정보는 에밀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마왕성에서 동료를 앞으로 보내려고 남은 에밀은 몸을 온전히 보존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대신, 머리만 남은 상태에서 다시 움직이는 장면으로 나타난다. 살아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곧바로 동료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는 결과를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독자는 그 이별이 그의 모든 이후를 끝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훨씬 뒤 오토마타로 이어질 에밀의 긴 시간도 여기서 끊어지지 않는다.
마왕의 죽음은 인류의 유지 체계에도 결정적인 결과를 남긴다. 원형 게슈탈트를 잃으면서 다른 게슈탈트의 붕괴를 막고 레플리칸트와 재결합시킬 계획은 되돌리기 어려운 실패로 향한다. 그렇다고 마지막 일격과 동시에 세계의 모든 주민이 한꺼번에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눈앞의 재회 뒤에도 시간은 흐르지만, 인류를 다시 잇겠다는 계획의 기반이 무너진 것이다. 나중에 오토마타가 보여 주는 인간 없는 세계는 이 긴 결과와 연결된다.
주인공은 가족을 구하려고 여행했다. 그가 자기 누이를 되찾은 사건은 인류 전체를 원래 모습으로 되살리는 사건이 아니었다. 카이네와 티란에게 남은 문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왕이 쓰러진 뒤 카이네가 어떻게 되는지, 그녀를 구하려면 주인공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따라 마지막 길은 다시 갈라진다. A와 B의 도착점을 본 뒤에도 레플리칸트의 이야기를 더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자료와 확인 범위
게임판 A·B결말과 마왕성의 주요 사건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레플리칸트 남매와 원형 게슈탈트 남매, 플레이어가 추가로 보는 장면과 일행이 당시 아는 사실을 구분했습니다. 현재의 재회가 훗날 인류 멸종을 취소한다는 해석을 사실로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원작 대사·가사를 옮기지 않은 TroubleMaker 운영팀의 AI 보조 스토리 해설입니다. 확인일: 2026년 10월 18일(방콕).
NieR Replicant ver.1.22474487139... — S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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