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연대기 16 — 복제된 도시와 9S의 귀환
이 글의 목차
복제된 도시, 죽음을 배우려 한 아담과 9S의 귀환
스포일러 안내: 복제된 도시의 아담 전투와 9S 구출, 같은 시간 B루트에서 확인하는 9S의 의식 속 장면을 다룹니다. 게임판에서는 아담이 이곳에서 죽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달라지는 형제의 운명이나 소설의 추가 설명은 이 장면의 사건으로 합치지 않습니다.

1. 신호의 끝에 놓인 하얀 도시
9S를 찾는 2B는 도시 지하로 내려간다. 외계인의 시신을 보았던 지하 동굴로 돌아와, 전에 함선 쪽으로 갔던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다른 길을 택한다. 그 끝의 승강기를 타고 더 깊은 공간으로 내려간다. 함께 함선을 조사할 때 곁에 있던 9S는 지금 신호로만 위치를 알 수 있는 대상이다. 포드가 주는 정보와 수색 장비의 반응을 따라 움직이던 길 끝에, 앞서 본 어둠과 전혀 다른 하얀 공간이 열린다.
그곳에는 도시처럼 보이는 건축물이 있다. 건물과 기둥, 길의 모양을 알아볼 수 있지만 지상의 폐허와 같은 질감은 아니다. 흙과 식물, 낡은 벽과 생활 도구가 섞여 있던 도시와 달리, 이곳은 밝고 무채색인 표면이 넓게 이어진다. 포드의 분석에서는 그 구조를 이루는 물질로 결정화된 규소와 탄소가 확인된다. 사람이 만든 장소를 기억해 형태부터 다시 세운 듯한 풍경이다. 두 병사가 조사하던 인간의 흔적이 이번에는 기계가 새로 만든 구조물로 나타난다.
복제된 도시라는 이름에 맞게, 이 공간은 아담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그러나 사람의 도시와 닮은 구조를 만들었다고 그 안에 사람들의 생활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누가 누구와 이웃으로 살고 무엇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지 보여 주는 주민들은 없다. 2B가 그 안에서 먼저 마주하는 몸들은 살아서 길을 오가는 인간이 아니라 쓰러진 안드로이드들이다.
길에 남은 시신들은 9S 수색을 더 급하게 만든다. 이곳이 단순한 건축 모형이나 안전한 연구실이 아니라는 증거다. 2B는 신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료가 무사할 것이라 믿고 걸어갈 수 없다. 누군가 여기서 이미 다른 안드로이드들에게 해를 입혔고, 자신이 찾는 사람도 같은 위험 안에 있을 수 있다. 도시의 정돈된 하얀 표면 위로 죽은 몸들이 놓인 모습이 그 두려움을 구체화한다.
2. 인간에게서 증오를 골라낸 연구
아담이 2B 앞에 나타난다. 사막에서 태어났을 때의 혼란을 그대로 드러내던 존재와 달리, 그는 옷을 입고 언어와 태도를 익힌 모습으로 그녀를 맞는다. 외계인 함선에서도 드러났던 인간에 대한 관심이 이제 자기 공간까지 가진 탐구로 이어져 있다. 2B에게는 그 변화의 성과를 감상할 여유가 없다. 그녀가 이곳까지 온 이유는 9S다.
아담은 인간을 알아 가며 다툼과 증오에 강하게 주목한다. 인간이 남긴 지식에는 다양한 행동과 관계가 있지만, 그가 2B 앞에서 붙잡는 답은 서로를 해치려는 충돌과 이어진다. 이 결론은 게임이 인간 전체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판정해 주는 선언과 다르다. 아담이 무엇을 선택해 배웠고, 그 배움을 어떤 실험으로 옮겼는지가 눈앞에 드러난다.
그의 관심은 파스칼의 마을에서 보았던 배움과 비교된다. 파스칼은 다른 이와 살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고, 주민이 돌아오지 않으면 찾아 줄 사람을 구한다. 아담은 상대를 잃을 수 있다는 감정을 자극해 더 강한 반응을 얻으려 한다. 인간을 흉내 낸다는 큰 범주 안에서도 관계를 이어가려는 쪽과 관계를 상처 내어 시험하려는 쪽이 갈라진다.
3. 다시 돌아올 길을 스스로 끊다
아담은 죽음도 이해하려 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계에게 현재의 몸이 파괴되는 사건과, 존재가 완전히 끝나는 죽음은 언제나 같은 조건이 아니다. 데이터와 연결이 유지되면 한 몸의 손상이 끝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상태로는 인간이 두려워하고 이야기한 죽음을 자신의 사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끊는다. 자기 몸이 파괴되었을 때 되돌아올 가능성을 붙잡은 채 죽는 흉내만 내려고 하지 않는다. 한 번의 패배가 자기 존재의 끝이 될 수 있는 조건으로 2B 앞에 선다. 사막에서 상처를 입고도 형태를 바꾸던 상대에게, 이번 전투는 이전의 시험과 다른 위험을 가진다.
이 선택을 2B가 함께 정한 것은 아니다. 아담은 자기의 죽음을 실험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을 유인했고, 그 과정에서 9S에게 고통을 주었다. 목숨을 건다는 의지가 있다고 해서 그가 가한 폭력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B는 상대의 소망을 이뤄 주는 의식을 수행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가 막고 있는 구출의 길을 열어야 하는 병사다.
전투는 처음부터 붙잡힌 9S를 보여 준 뒤 시작되는 순서가 아니다. 아담이 자신의 도시와 인간에 관한 관심을 말하고, 두 사람이 먼저 싸우기 시작한다. 그는 순간적으로 위치를 바꾸고, 정육면체들을 모아 벽처럼 세웠다가 2B를 향해 밀어 보낸다. 개별 블록을 날리거나 주변에서 터뜨리는 공격도 이어진다. 지상의 거대 병기를 부위별로 해체했던 전투와 달리, 이제 2B는 사람 크기의 상대와 그가 조종하는 공간을 함께 상대한다.
이어지는 대화에서 아담은 네트워크를 끊은 자신의 상태를 드러낸다. 싸움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무릎을 꿇은 뒤 빛의 기둥을 솟게 하거나, 구형의 에너지로 자기 주변을 막고 충격을 퍼뜨린다. 이 작은 몸은 사막에서 갓 태어난 채 공격을 받아들이며 배우던 상태를 지났다. 2B는 가까이 붙어 검을 휘두르는 순간과 물러나 공격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순간을 바꾸어 가며 맞선다.
4. 전투 도중 드러나는 9S
전투가 이어지는 도중 아담은 위로 떠오르고, 뒤쪽의 하얀 벽이 무너지며 붙잡아 둔 9S가 드러난다. 그의 몸은 벽에 꽂힌 물체에 고정되어 손상된 채 매달려 있고, 스스로 움직여 빠져나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수몰 도시에서 적을 무너뜨리려 떨어져 나간 동료가, 이번에는 적이 다른 병사를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놓여 있다. 2B가 따라온 신호는 실제로 그에게 닿았지만, 만났다는 것만으로 구출이 끝난 것은 아니다.
9S가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은 아담의 관심이 추상적인 인간 연구에만 머물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는 다른 존재의 몸을 붙잡고 상처 입히는 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만남을 만들었다. 인간의 건축을 모방한 도시만으로 얻지 못한 반응을 2B에게서 끌어내려 한다. 그녀에게 소중한 상대를 손상시키면, 자신을 진심으로 죽이려는 적을 만들 수 있다.
2B는 분노한다. 평소 질문을 짧게 끊고 감정을 눌러 두던 태도가 같은 방식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녀에게 아담은 지금도 관찰을 이어갈 흥미로운 표본이 아니라 동료를 해친 상대다. 9S를 풀어 주고 데리고 나가기 위해 그를 쓰러뜨려야 한다. 아담이 기대한 격한 감정과, 2B가 구출을 위해 취하는 행동이 같은 전투로 모인다.
그에게는 9S를 다치게 하고 2B를 화나게 하는 과정이 자기의 물음에 가까이 가는 수단이 된다. 2B에게 같은 행동은 가까운 동료의 고통이며 즉시 끝내야 할 위협이다. 한쪽이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해도 다른 쪽이 그 대가를 기꺼이 치르겠다고 동의한 적은 없다. 말로 설명되는 탐구와 실제로 해를 입는 상대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
2B가 보여 주는 분노 역시 학습 자료처럼 떼어 놓으면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지만, 그녀에게는 하나의 원인이 있다. 바로 앞에 붙잡힌 9S다. 아담이 원하는 강렬한 충돌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그 감정의 대상과 이유까지 아담 자신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 그녀가 싸우는 목적에는 그가 알아보려는 증오뿐 아니라 누군가를 데리고 돌아가려는 의지가 함께 있다.
9S를 본 뒤에도 전투는 더 이어진다. 아담은 그녀의 분노를 반기며, 더 큰 투사체를 날리는 등 공격을 계속한다. 2B가 적을 쓰러뜨리지 않고 9S에게 바로 달려갈 수 있는 구출은 아니다. 아담이 그 사이를 막고 있고, 그녀는 지금 보고 있는 동료에게 가기 위해 눈앞의 상대를 끝내야 한다. 인간을 알아보려 만든 도시 안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것은 누군가를 지키려는 마음을 이용해 죽음을 끌어내는 싸움이다.
5. 2B가 다가오는 동안, 9S가 갇힌 곳
9S의 관점에서 이 실종 시간은 전부 의식을 잃고 건너뛴 공백으로만 남지 않는다. B루트는 그가 데이터 공간 안에서 움직이며 접하는 정보와 목소리를 보여 준다. 2B가 지상의 흔적과 신호를 따라 내려오는 동안, 9S는 눈앞의 물리적 길을 걸어 탈출할 수 없는 다른 형태의 감금에 놓인다.
그 안에서 아담의 목소리는 9S의 내면과 2B를 향한 마음을 건드린다. 단순히 기밀 문서의 위치를 알려 주고 끝나는 해킹이 아니다.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끝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몰아붙이는 말이 이어진다. 9S는 적의 시스템을 읽어 정보를 가져오는 능력이 있지만, 그 능력 때문에 상대가 구축한 공간에서 자기 마음까지 위협받는 처지가 된다.
이 장면에는 2B를 향한 욕망을 가린 표현이 나온다. 번역판의 별표나 가림 글자를 단 하나의 단어로 풀어 게임의 확정 대사처럼 다시 쓰지는 않는다. 표현이 가려져 있다는 상태 자체가 장면의 일부다. 분명한 것은 아담이 둘의 관계를 알고 자극하며, 9S가 그 말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점이다. 뒤에 드러날 사정과 연결해 해석할 여지를 남기면서도, 당시 그의 반응과 불안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같은 인물에 의해 서로를 향한 감정을 시험받는다. 2B는 9S의 상처를 보고 검을 들며, 9S는 2B를 향한 자기의 마음을 타인의 목소리로 공격받는다. 구출되는 몸과 구하러 오는 몸 사이에 게임 화면으로는 한 번에 볼 수 없는 두 시간이 흐른다. A루트와 B루트를 함께 보아야 이 감금의 양쪽이 이어진다.
6. 아담이 죽고, 9S를 안고 돌아서다
싸움 끝에 2B는 아담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네트워크를 끊은 상태에서 맞은 죽음은 앞서의 전투처럼 몸을 고치고 다시 나타나는 과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담은 자신이 원한 경험에 닿지만, 그것을 새로운 지식으로 삼아 계속 살아갈 몸을 잃는다. 인간을 이해하려고 시작한 시도가 이해의 결과를 들고 돌아갈 자신까지 끝낸다.
2B에게 그 죽음의 의미를 오래 정리할 시간은 없다. 그녀는 9S에게 다가가 그를 구하고 품에 안는다. 9S의 몸은 당장 평소처럼 혼자 걸어 나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두 사람이 함께 전투를 마친 뒤 나란히 캠프로 복귀하는 모습 대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몸을 지탱해 밖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남는다.
2B는 돌아가자고 말한다. 임무 대상 회수라는 사무적인 결과로만 닫히지 않는 짧은 귀환의 약속이다. 9S가 해안 공장에서 자기 대신 그녀의 기억을 먼저 전송했을 때, 2B는 둘이 공유한 경험이 자기에게만 남는 상실을 겪었다. 이번에는 살아 있는 그의 몸을 직접 데리고 갈 수 있다. 다만 그 몸을 치료하고 회복시킬 다음 과정이 필요하다.
9S는 수리를 위해 벙커로 보내진다. 그가 회복하는 동안 2B가 수행해야 하는 지상의 임무는 계속된다. 캠프에서 확인하는 사령부의 연락에는 아담 사망 이후 네트워크에서 떨어져 나간 기계들이 많아졌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도시를 만들고 인간을 탐구하던 강한 개체 하나의 죽음이 다른 기계들의 상태 변화와도 연결된다. 이 죽음이 지상의 모든 기계를 같은 순간에 멈추게 하거나 전쟁 전체를 끝내 주지는 않는다.
이후 이브는 형과 마주 앉았던 식탁에서 아담의 빈자리를 마주한다. 함께 있던 형을 부르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를 잃은 이브에게는 또 다른 시간이 시작된다. 형이 무엇을 배우고 어디까지 이해했는지보다 함께 있을 형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먼저 남는다. 아담에게 죽음이 스스로 골라 경험하려 한 대상이었다면, 남겨진 이브에게는 자기 선택과 상관없이 찾아온 상실이다. 2B가 9S를 되찾은 사건은 한편에서 다른 형제의 파국을 일으킨다. 다음 전투들은 그 죽음의 파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자료와 확인 범위
게임판 복제된 도시의 구출과 전투, B루트의 의식 공간 장면을 함께 읽은 해설입니다. 게임에서 이브가 아담 대신 공격을 맞는다고 서술하지 않았으며, 이 장면에서 2B가 인류 멸종을 확정적으로 통보받는 소설의 추가 전개도 옮기지 않았습니다. 가려진 표현은 임의의 단어로 복원하지 않았습니다. AI 보조 편집물이며 원작 대사·가사·소설 본문을 전재하지 않았습니다. 자료 확인: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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