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연대기 12 — 파스칼의 마을과 돌아온 아이들
이 글의 목차
파스칼의 마을, 적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었다
스포일러 안내: 파스칼 마을의 첫 방문과 레지스탕스와의 교류, 자매와 가출한 아이에 관한 선택 임무를 다룹니다. 선택 임무는 첫 방문 때 모두 연속으로 끝내는 고정 줄거리가 아니며, 특히 가족 싸움은 뒤의 도시 사건을 지난 후 열립니다.

1. 흰 깃발을 든 안내자
유원지를 나온 2B와 9S 앞에 기계 하나가 나타난다. 먼저 공격을 가하는 대신 흰 깃발로 적대하지 않는 뜻을 보이고, 자신이 사는 마을로 안내하려 한다. 두 사람은 방금 훼손된 안드로이드의 몸을 이용하고 빈사 상태의 개체들까지 무기로 삼은 가수와 싸웠다. 같은 기계생명체가 자기들을 안전하게 공동체로 데려가겠다고 하는 제안은 그 경험과 바로 이어진다. 눈앞의 개체가 실제로 어떤 행동을 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2B와 9S는 안내를 따라 마을로 향한다. 그 길의 끝에는 높이를 달리하는 집들과 통로, 그 안에서 생활하는 기계들이 있다. 한곳에서 병사를 생산하고 명령에 따라 공세를 준비하는 군사 시설과 다른 풍경이다. 주민들은 각자 말을 하고, 도움을 부탁하거나 다른 주민과 관계를 맺으며 지낸다. 인간의 마을이었던 장소를 기계들이 같은 방식으로 무조건 복제한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몸과 생활에 맞게 쓰는 공동체가 보인다.
마을을 대표하는 파스칼은 두 병사를 맞이하고 평화를 원한다고 설명한다. 파스칼 자신도 기계생명체지만, 요르하를 보면 반드시 공격해야 한다는 행동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주민들이 전쟁에서 벗어나 지내려는 존재들이라고 말한다. 9S에게는 그 말이 곧바로 모든 경계를 해제할 증거가 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말을 듣고 실제 주민들을 둘러보며 그 주장을 확인해 간다.
주민들의 모습에는 아이와 어른, 가족이라고 부르는 관계들이 있다. 같은 기계라는 이유로 모두가 같은 생각을 동시에 주고받고 정해진 한 행동을 수행하는 장소가 아니다. 누군가는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다른 주민을 걱정한다. 병사들이 적을 상대하는 임무에서 출발해 도착한 곳에, 자기들이 잠시 떠난 뒤에도 계속 이어질 다른 존재들의 생활이 있다.
2. 연결을 끊은 뒤 배워야 하는 것
파스칼과 주민들은 기계 네트워크와 거리를 두고 독자적으로 살아가려 한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은 오늘 눈앞의 안드로이드 둘만 공격하지 않겠다는 임시 협정과 다르다. 서로 돌보고 필요한 물자를 구하며 공동체를 이어 가려는 선택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평화는 아예 힘이나 위험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싸움 바깥의 생활을 만들려는 방향이다.
네트워크에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던 존재들이 별도로 살아가면, 상대의 생각을 저절로 모두 알 수 있는 조건도 달라진다. 주민이 무엇을 원하고 왜 화가 났는지 알아보려면 말을 듣고 행동을 지켜보아야 한다. 아이가 부모와 다투거나 자매가 서로 걱정하는 일도 그 안에서 나타난다. 마음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기지만, 그것을 조금씩 알아 가는 관계도 생긴다.
파스칼은 아이들에게 인간이 남긴 지식과 행동을 가르치고 함께 살도록 돕는다. 아이들은 단지 작은 몸으로 만들어진 전투 병기의 다음 생산분으로 소개되지 않는다. 마을 안에서 놀이와 부탁을 하고, 보호받으며 다른 주민과 관계를 맺는 존재로 살아간다. 훗날 그들이 위험을 만날 때 파스칼이 왜 자기 몸을 내어주듯 지키려 하는지는, 이때 공동체에서 보았던 생활에 뿌리를 둔다.
그러나 마을이 평화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그 주변의 모든 기계에게 같은 행동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마을 바깥에는 여전히 두 병사와 싸우는 기계들이 있고, 주민을 공격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이곳에서 누군가를 찾아 데려오는 의뢰는 단순히 길을 가르쳐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돌아올 사람이 안전하게 그 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지켜 주는 행동까지 필요하다.
3. 파스칼이 보낸 필터와 아네모네의 오일
파스칼은 자기 말이 실제 교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탁을 한다. 레지스탕스의 아네모네에게 연료 필터를 전달해 달라는 것이다. 두 병사에게 이 물건은 기계가 안드로이드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고 말하는 구체적인 제안이다. 서로를 파괴하기 위해 쓰는 부품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계속 활동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건을 건네는 관계가 생긴다.
2B와 9S가 필터를 가지고 캠프에 돌아오자 아네모네는 파스칼과의 교류를 받아들인다. 파스칼이 주장하는 평화가 캠프에서는 누구도 들어 본 적 없는 일로 취급되지 않는다. 지상에서 살아온 안드로이드와 마을의 기계 사이에는 이미 거래와 접촉의 바탕이 있다. 새로 내려온 요르하 병사들은 현지인들이 적이라는 큰 분류 안에서도 서로 다른 관계를 만들어 왔음을 알게 된다.
아네모네는 점성이 높은 오일을 답례로 보낸다. 두 사람은 이번에는 안드로이드 쪽 물자를 들고 파스칼에게 돌아간다. 처음 마을로 갈 때에는 낯선 기계가 안내하는 길을 경계하며 따라갔다면, 이제는 그 공동체에 전달할 물건을 가지고 같은 길을 오간다. 물건을 바꾸어 주는 단순한 왕복 안에, 상대가 자기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행동이 들어 있다.
이 왕복을 위해 처음 지나온 유원지를 계속 돌아갈 필요는 없다. 마을 입구에서 이어지는 길의 바리케이드를 밀어 치우면 폐허 도시로 통하는 지름길이 열린다. 두 사람이 처음에는 숨어 있는 듯한 마을로 안내받아 들어왔다면, 이제는 캠프와 마을을 직접 오갈 길까지 확보한다. 파스칼의 제안은 대화창에서만 끝나지 않고 두 공동체 사이를 움직이는 실제 동선으로 남는다.
이 교류가 모든 안드로이드와 모든 기계 사이에 완전한 평화 조약을 성립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2B와 9S가 직접 확인한 현재의 관계다. 요르하의 명령과 지상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같은 것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드는 작은 경험이 된다. 파스칼의 말을 들었고, 주민을 보았고, 아네모네가 그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을 확인했다는 정보가 두 사람에게 쌓인다.
오일을 전달한 뒤에는 오퍼레이터의 긴급 통신이 들어온다. 폐허 도시에 거대 기계생명체가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방금 전까지 필터와 오일을 나누며 상대가 살아갈 생활을 확인하던 두 사람에게 다시 전투 명령이 내려온다. 본편의 다음 행선지는 그 습격 현장이다. 아래의 자매와 가족 이야기는 이 시기부터 마을을 오가며 수행할 수 있는 선택 임무를 각자의 흐름에 따라 풀어 쓴 것이다.
4. 언니를 고치려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동생
마을 아래쪽에서는 푸른 리본을 단 언니 기계에게 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을 수 있다. 언니는 자기 몸을 고치려 필요한 부품을 구하러 나간 동생이 돌아오지 않아 걱정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생산 시설의 명령과 복종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동생은 언니를 도우려고 나섰고, 언니는 그 도움이 필요한 자기 처지보다 돌아오지 않는 동생의 안전을 먼저 걱정하며 병사에게 부탁한다.
동생이 간 곳은 사막이다. 2B와 9S에게 이미 많은 적과 새로운 기체의 탄생을 목격한 지역이지만, 이번 방문의 목적은 조사 대상이나 병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집에 돌아가야 할 작은 개체를 찾아야 한다. 똑같은 땅을 오가더라도 그들이 지켜야 할 대상이 바뀐다. 먼저 마물과 싸워 가족에게 돌아가던 레플리칸트 주인공의 여정과도 닮은 구조가, 이번에는 기계인 자매에게 나타난다.
두 사람은 사막에서 분홍 리본을 단 동생을 찾아낸다. 그 기계는 부품을 구해 언니를 돕고 싶어 했고, 집으로 돌아갈 의지도 있다. 하지만 길을 잃고 적들이 있는 사막에 머물러 있다.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나간 행동이 자기 몸을 위험 속에 두었고, 언니가 타인에게 구조를 부탁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두 병사는 동생이 사막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입구까지 동행하기로 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공격해 오는 다른 기계들이 있다. 보호해야 할 동생 역시 기계이고, 위협을 주는 적도 기계다. 두 병사가 같은 종의 존재를 하나도 구분하지 않고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진 적으로 취급한다면 이 의뢰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 개체를 지키기 위해 다른 개체들과 싸우고, 동생이 길을 따라 움직일 시간을 확보한다. 전투 능력이 공동체로의 귀환을 돕는 수단이 된다.
호위 중에는 동생의 질문도 이어진다.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묻는 말에 평소 설명을 잘하던 9S가 난처해진다. 그는 기계와 안드로이드가 인간처럼 아이를 낳는 존재는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려다가 2B에게 도움을 구한다. 2B도 그를 대신해 매끄러운 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총을 쏘고 적의 구조를 분석할 때와 달리, 호기심 많은 아이의 질문 앞에서는 두 병사도 금세 답을 정리하지 못한다. 동생은 보호할 체력 수치만 가진 호위 대상이 아니라 길을 걸으며 계속 세상을 궁금해하는 상대다.
사막 입구에 이르면 동생은 도움에 감사하고 마을로 돌아간다. 플레이어가 그 몸을 마을 문 앞까지 내내 호위하는 구조는 아니다. 두 사람이 다시 파스칼 마을로 가서 언니에게 말을 걸면 동생도 돌아와 있고, 자매의 재회를 확인하며 의뢰를 마무리한다. 보상에는 두 자매가 달고 있던 것과 같은 푸른 리본과 분홍 리본이 포함된다. 누군가를 찾아 달라는 처음의 부탁이, 둘이 다시 함께 있는 모습을 확인하는 마지막 방문으로 이어진다.
언니의 걱정과 동생이 도우려 했던 행동은 상대가 무사히 돌아온 뒤에야 같은 자리에서 이어질 수 있다. 두 병사는 부품 하나를 가져다준 결과 이상을 본다. 마을에서 기다리던 누군가와, 밖에서 그를 위해 움직인 누군가가 각각 있었다. 그 둘 사이를 안전하게 잇는 일이 자기들의 임무가 될 수 있음을 경험한다.
5. 아이가 도망간 뒤, 엄마가 모르는 마음
마을과의 관계는 그 뒤의 방문들에서도 이어진다. 폐허 도시의 거대 병기 사건을 지나면, 부모와 다투고 집을 나간 아이에 관한 의뢰가 열린다. 마을 바깥쪽에서 아이를 걱정하는 어머니 기계를 만날 수 있고, 그녀는 도시로 간 아이를 찾아 돌아오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같은 날 처음 보는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모든 문제가 이미 해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이어지는 만큼 갈등도 생긴다.
2B와 9S는 폐허 도시의 중앙 액세스 포인트 부근에서 아이를 찾는다. 아이는 어머니에게 화가 나 있고, 자신이 불공평하게 대우받았다고 느낀다. 어른이 돌아오라고 했으니 아무 이유 없이 반항하는 고장난 장치로만 소개되는 존재가 아니다. 자기 입장에서 왜 집을 나왔는지 말하고, 그 마음을 상대가 알아주길 바라는 아이가 있다. 두 병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현재 그곳에서 공격해 오는 기계들로부터 아이를 지켜야 한다.
아이를 마을로 데려오는 길에서도 호위가 필요하다. 부모와 싸웠다고 말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고 해서, 혼자 외부의 전투를 이기며 살 수 있는 몸까지 갖춘 것은 아니다. 두 병사가 적을 막고 길을 확보하는 동안 아이는 다시 집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가출의 이유를 듣는 일과 귀환을 돕는 행동이 같은 의뢰에 함께 있다. 아이의 불만이 중요하지 않다며 무시하는 해결과는 다르다.
부모와 다시 만난 뒤에는 서로의 잘못과 마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다. 어머니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었을 때와 달리 아이의 생각을 모두 알 수 없는 처지를 드러낸다. 같은 기계끼리 만든 가족이라도 관계를 맺었다는 이름 하나로 상대의 내면이 저절로 공유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투고 오해할 수 있고, 다시 알아가며 기뻐할 수도 있다. 별도의 존재들로 살아가려는 마을이 감당해야 하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이 의뢰는 파스칼이 말한 평화를 생활의 크기로 보여 준다. 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아무 차이도 없는 개체들끼리 멈추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진 이들이 집을 같이 부르고, 화가 나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며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2B와 9S는 기계들이 그저 사람의 단어를 재생하는지 판단하는 자리에서, 그 관계를 실제 행동으로 도와준 당사자의 자리로 옮겨 와 있다.
6. 돌아갈 곳을 가진 존재들
마을의 주민을 돕는 일은 2B와 9S에게 기계생명체라는 이름 안의 구체적인 얼굴들을 남긴다. 군대의 기록에서 제거해야 할 적으로 묶인 존재 가운데에도 기다리는 언니와 집을 나간 아이, 자녀의 생각을 다 알 수 없어 고민하는 부모가 있었다. 이들이 두 병사와 관계를 맺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바뀐 것도 아니다. 익숙한 둥근 금속의 몸 그대로 다른 행동을 선택한다.
그 경험이 전쟁터 전체를 즉시 바꾸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여전히 명령을 받고 다른 지역의 기계를 조사하며 싸운다. 파스칼 역시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바깥의 위험과 물자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한 번 직접 보아 버린 생활은 다음 명령이 내려왔다고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다. 공격하지 않은 상대를 알고 있고, 그 상대가 누구를 걱정하는지도 들은 상태다.
파스칼에게는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오는 일이 공동체를 이어가는 일이다. 두 병사가 밖으로 떠난 뒤에도 그는 그들과 같은 곳에 남아 지식을 가르치고 마을을 돌본다. 나중에 이곳이 위험해질 때, 그가 구하려 하는 것은 이름 없는 기계의 생산량이 아니다. 지금까지 함께 살며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해 되찾아 온 주민들이다. 2B와 9S가 보았던 평화의 실제 모습은 바로 그 삶이다.
자료와 확인 범위
연료 필터는 파스칼에게서 아네모네로, 점성이 높은 오일은 답례로 레지스탕스에서 파스칼에게 전달되며, 이후 긴급 통신으로 도시의 습격에 연결됩니다. 자매 찾기에서는 동생을 사막 입구까지 호위한 뒤 마을의 재회를 따로 확인합니다. 가족 싸움은 도시의 거대 병기 사건 이후 열립니다. 두 선택 임무를 처음 마을에 도착한 한 날의 필수 사건으로 합치지 않았습니다. 원작 대사·가사를 옮기지 않은 TroubleMaker 운영팀의 AI 보조 스토리 해설입니다. 확인일: 2026년 10월 18일(방콕).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