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비 이야기 4화 · 같은 풍경을 보지 못하는 두 사람
본편의 사건을 따라 새로 쓴 서사형 해설입니다. 이 편은 최상층의 진실과 엔딩 분기점까지 다룹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사흘 전의 방


준장이 마리를 구했을 때 그녀는 의식을 잃어 있었다. 최상층의 밝은 풍경과 달리, 잠든 그녀의 기억은 어두운 방으로 이어졌다. 그가 만나기 사흘 전의 마리였다. 자신 있게 떠들던 해커의 모습 대신, 어지러운 집에 틀어박혀 마고의 흔적만 좇는 사람이 있었다.
마리는 알고 지내던 해커 언니에게 의뢰한 결과를 기다렸다. 상대가 찾아낸 자료의 이름은 산나비 프로젝트였다. 인격 데이터를 통제하는 연구. 인간의 정신처럼 움직이는 데이터를 직접 명령하는 대신 세뇌와 암시로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기술이었다. 연구만으로도 대역죄가 되는 금지 기술이 거대한 기업의 내부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해커 언니는 이상한 점도 발견했다. 인격을 통제하는 연구는 있는데 정작 인격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은 없었다. 마치 완성된 데이터가 어디선가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 노동 로봇 워커들이 모두 그 인격을 받아 움직인다면 기업이 거대한 군대를 얻을 수 있었다. 부족함 없어 보이는 마고가 왕실을 끌어내릴 준비를 하는 셈이었다.
상대는 이 정보를 이용할 방법을 생각했지만, 마리는 안전부터 확인했다. 그런데 해커 언니는 다크 웹 밖의 사설 서버에서 프로젝트를 다시 열람한 상태였다. 흔적이 남았다. 마리는 당장 정보를 지우고 잠적하라고 했다. 조금 전까지 자료의 가치에 관한 대화였던 것이, 이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경고로 바뀌었다.
초인종이 울렸다. 해커 언니는 남자친구가 왔다고 생각하며 자리를 비웠다. 이어 총성이 들렸다. 나타난 사람들은 청소와 파일 회수를 지시했다.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공유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낸 보안팀은 이사회 보고와 최종 해결 프로토콜 발동을 명령했다. 마리가 본 것은 자신만의 위험이 아니었다. 자료를 함께 찾아 준 사람의 삶이 끊어지고, 도시 전체를 지우는 절차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잠에서 깬 마리에게 준장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러 온 것이 맞는지 물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피했지만 결국 아니라고 답했다. 그를 돕는 것은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앞서 설명한 목적을 넘어서는 말이었다. 준장은 약속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마리는 아직 그것을 모두 말하지 못했다.
2. 돌아오지 않는 머핀

마리는 머핀을 찾았다. 함께 도망치고 해킹하고 준장을 구하던 드론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발견한 머핀은 충격으로 망가져 있었다. 작은 기계가 움직이지 않는 순간, 마리가 버티고 있던 표정도 무너졌다. 그녀는 머핀을 끌어안고 슬퍼했다.
준장은 대신 쓸 수 있는 은폐 기능의 드론을 가져다주었다. 그의 방식으로는 실제 도움이 되는 해결이었다. 그러나 마리에게 머핀은 같은 기능의 물건으로 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준장은 로봇일 뿐이라며 거칠게 말했다. 사람을 흉내 내는 기계라는 그의 판단은 마리에게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
마리는 다시 하모니카를 들이밀었다. 이번에는 가볍게 새로운 재능을 찾아보자는 태도가 아니었다. 분명 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절박함이 실려 있었다. 준장은 자신은 그녀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잃은 소녀가 자신에게 아버지의 자리를 요구한다고 여겼다. 마리에게는 훨씬 다른 뜻으로 들리는 말이었다.
그녀는 웃었지만 이전의 웃음이 아니었다. 무엇을 기대했느냐는 자책이 섞였다. 자신이 붙들던 희망이 헛된 것일지 모른다는 좌절 앞에서, 마리는 다시 계획만 남기려 했다. 어떤 것을 보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는 말을 준장에게 건넸다. 그가 기억 속에서 딸에게 들었던 말과 반대 방향의 주문이었다.
둘은 마고 본사로 향했다. 준장은 산나비가 그곳에 있다고 들었고, 마리도 찾는 것이 그곳에 있었다. 목적지를 공유해도 관계는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 공장에서는 서로를 구하던 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손으로도 서로의 상처에 닿을 수 없는 시간이 왔다.
3. 시간이 맞지 않는 훈련

최상층에서는 국군의 묘비 부대가 움직이고 있었다. 마고의 사병이 아니라 조정에서 보낸 무인 병력이었다. 강하 지점 주변을 무차별 공격하는 부대의 성격 때문에 준장과 마리도 표적이 되었다. 작전 0호가 발령되어 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준장은 생각했다. 자신의 기억 속 명령과 현재가 또 충돌했다.
그의 무장으로는 중장갑 병력을 상대하기 어려웠다. 마리가 건넨 칩을 꽂자, 군에 있던 시절의 훈련이 되살아났다. 훈련장으로 백 대령이 준장의 딸을 데려오던 날이었다. 아이는 아빠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군의 규칙과 아이의 부탁 사이에서 곤란해진 어른들 앞에서, 딸은 방해하지 않고 얌전히 있겠다고 했다.
준장은 딸이 보는 앞에서 훈련했다. 사슬팔의 강력한 전투 기술들이 몸에 다시 들어왔다. 이후 송 소령은 군의 방호벽이 해킹되었고, 그 틈으로 들어온 사람이 아이 한 명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누가 그 해킹을 했는지에 관한 질문이 딸에게 가까워지는 순간, 기억에는 노이즈가 끼었다. 단순한 훈련 기록으로 설명되지 않는 정보가 나타났다가 차단되었다.
준장은 칩의 출처를 캐물었다. 마리는 암시장에서 얻었다고 둘러댔다. 그는 이런 물건이 그곳에 돌아다닐 리 없다고 의심했지만, 마리는 산나비를 잡지 않을 것이냐며 질문을 피했다. 그가 아는 목표를 다시 불러내어 의문을 덮었다. 그가 자신을 더 알아보길 바라는 사람의 행동과, 그가 다른 길로 새지 못하게 하려는 사람의 행동이 그녀 안에 함께 있었다.
회복한 기술로 병력을 돌파한 둘은 비행 기차에 올라탔다. 마리는 하모니카를 불었다. 준장이 이유를 물었지만 그녀는 딸을 사랑했는지 되물었다. 이어 산나비가 미울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준장은 그때 대화의 틈을 발견했다. 자신의 딸이 산나비에게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는 그녀에게 해 준 적이 없었다.
마리는 그가 누구인지 말하려 했다. 그러나 준장에게는 목소리가 노이즈처럼 들렸다. 못 들은 척하는 것도, 대답하기 싫어서 피하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로 전달되지 않았다. 마리는 이것까지 막혀 있음을 알고 좌절했다. 진실을 직접 말해도 닿을 수 없다는 막막함이 두 사람 사이에 놓였다.
4. 본사의 문이 열리다

거대한 비행전함 불새가 기차 주변으로 다가왔다. 묘비 부대의 화력은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었다. 준장은 마리에게 기차의 화물칸을 흩어 놓게 하고, 화물의 폭발 도난 방지 장치를 이용했다. 날아오는 미사일과 소이탄을 피해 상대를 공격했다. 간신히 불새를 격추했지만 기차도 연료를 다 썼다.
비상 착륙 시스템 덕분에 둘은 본사에 도착했다. 거기서 마리는 주변을 보고 구토했다. 준장은 그녀가 무엇을 보았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에게는 사람 없이 남은 건물처럼 보였다. 마리는 멀미라고 둘러댔다. 같은 공간에 서 있으면서도, 두 사람의 눈앞에는 같은 풍경이 없었다.
흩어져 조사하던 준장 앞에서 S.O.S 프로그램이 연결되었다. 문은 워커 17287의 로그인으로 열렸다. 시스템은 비정상화된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고 알렸고, 그것을 종료할지 물었다. 그가 종료를 선택하자 의식도 꺼졌다. 단순히 정보를 찾던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직접 다룰 수 있는 대상처럼 반응한 것이다.
다시 깨어나자 본사는 시체들로 가득했다. 준장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놀랐지만, 마리는 이제 보이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인지 필터가 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의 진실을 감추던 것은 거리의 장치만이 아니었다. 그의 인식 안에도 누군가가 만든 경계가 있었다.
마리는 산나비가 지하에 있다고 했다. 본사의 거대한 동상 모양 로봇은 기한이 지났다며 임원들에게 자살을 명령했다. 마리는 마고가 저지른 대역죄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도시를 파괴하고 있다고 다시 설명했다. 그리고 그 죄의 증거가 준장 자신의 존재라고 말했다. 그가 그녀에게 누구인지 묻자, 마리는 그 질문을 그 자신에게 돌려주었다.
5. 알아보지 못하는 후배

동상이 둘을 공격하려 할 때 송 소령이 나타나 그것을 부쉈다. 준장이 기억하던 후배였다. 하지만 송 소령은 그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마리에게 오랜만이라며 아가씨라고 불렀다. 도시에서 데리고 나가겠다는 말에도 준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가 다가가 손을 뻗자 송 소령은 공격했다. 그를 옛 상관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위험한 기계로 취급했다. 마리는 권총을 자신에게 겨누는 위협으로 그를 보내 달라고 했다. 송 소령은 준장을 멀리 던져 놓고 마리의 총을 빼앗았다. 탄환은 없었다. 그녀는 마리를 질책했다. 자신을 해치겠다는 시늉까지 해야 하는 상황은, 서로를 지키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신뢰를 찢었다.
계단에서 정신을 차린 준장에게 두 방향이 남았다. 아래에는 산나비가 있다는 지하로 가는 길이 있었다. 위에는 마리에게 돌아가 무엇이 벌어지는지 알아낼 길이 있었다. 이곳은 실제 플레이의 엔딩 분기점이다. 지하를 택하는 결말은 별도의 분기이며, 이 연재의 이어지는 본문은 위로 돌아가는 진 엔딩의 길을 따른다.
그는 위로 갔다. 송 소령은 다시 길을 막았다. 고도화된 전투 로봇의 존재를 경계하며 어명을 집행하려 했다. 준장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말을 걸었지만 소통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싸움이 시작되었다. 송 소령은 불붙은 금속 무게추와 사슬, 기계팔과 산탄총을 능숙하게 다뤘다.
전투 중 그녀는 상대의 싸움법이 준장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반가움으로 바뀌지 않았다. 존경하던 사람의 기술을 모르는 기계가 쓰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분노와 혼란을 키웠다. 그 죽음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존재. 그녀는 리미터까지 풀고 공격했다. 준장은 그녀를 제압했지만, 승리로 얻은 것은 다시 질문뿐이었다.
백 대령이 나타났다. 그 역시 준장을 알아보지 못했다. 병사들이 총을 겨눴고, 그가 다가가자 백 대령의 기계 의수가 그를 쓰러뜨렸다. 철수 명령이 내려와 조정이 사태를 수습한다는 말이 이어졌다. 마리는 자신의 뜻대로 떠나보낸 상태였다. 송 소령이 항의하자 백 대령은 자신들이 그녀의 선택을 대신 정할 자격은 없다고 말했다.
송 소령은 이 기계의 싸움 방식이 준장과 같다고 알렸다. 백 대령은 흔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다시 깨어난 준장의 음성에 암호화 필터가 걸려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필터가 해제된 뒤에야 그가 부르는 직급이 두 사람에게 전달되었다.
준장은 백호태 대령과 송이선 소령의 소속과 관등성명을 정확히 불렀다. 모두가 자신을 몰라보는 세계에서, 그가 아는 기억이 전부 거짓은 아니라는 흔적이었다. 작전 0호에 관한 질문까지 꺼냈지만 그 명령도 지금의 현실에는 없었다. 백 대령은 수송기에서 조사하기로 했다. 송 소령이 그의 시스템을 종료했고, 준장은 다시 기억의 안쪽으로 떨어졌다.
출처와 확인 범위
원작 본편의 확정 사건을 중심으로 공식 소개, 개발자 인터뷰, 공개된 플레이 화면과 인물·줄거리 자료를 대조했습니다. 서술의 분위기와 감정 설명은 그 행동과 대화를 풀어 쓴 해석입니다. 초반의 조작된 기억, 실제 과거, 현재 사건, 서로 다른 엔딩 분기를 구분하며, 불명확한 동기나 이후 사건을 확정해 덧붙이지 않습니다. 삽화는 검색으로 확인한 실제 게임 화면과 외형을 참고한 AI 재구성이며 공식 이미지나 정확한 컷신 복제물이 아닙니다. 한국어와 13개 번역은 Codex가 직접 작성·대조했으며 Gemini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자료 확인일: 2026년 10월 9일.
산나비 공식 Steam 페이지 — 게임 소개·지원 언어·구매
산나비 본편 공개 플레이 영상 — 사건과 화면을 직접 확인하기
원더포션 개발자 인터뷰 — 가족 이야기와 연출 의도
https://news.denfaminicogamer.jp/english/240719a_en
플레이 화면으로 대조한 최상층·송 소령·엔딩 분기
https://general-store.tistory.com/113
산나비 줄거리 교차 확인 — 연구 기록·가족의 과거·두 엔딩
https://m.namu.moe/w/%EC%82%B0%EB%82%98%EB%B9%84/%EC%A4%84%EA%B1%B0%EB%A6%AC
금마리의 행동과 배경 교차 확인
https://sanabi.fandom.com/wiki/Mari_Gold
백 대령의 배경과 재회 교차 확인
https://sanabi.fandom.com/wiki/Colonel_Baek
송 소령의 배경과 재회 교차 확인
https://sanabi.fandom.com/wiki/Major_Song
댓글 1
같은 풍경을 보고 있어도 서로 다른 진실을 마주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네요. 마리와 준장이 겪는 이 엇갈림이 게임의 몰입감을 더 높여주는 것 같아요. 😭